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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한계시록 4-5장을 1세기 당시의 독자들의 시각으로 이해하기 위해서 우리는 유대의 묵시문학과 구약 성경의 도움을 받아야만 한다. 요한 당시의 크리스쳔들은 구약 성경 뿐 아니라 유대의 전승과 당시의 묵시문학적 배경에서 형성된 세계관과 우주관에 기초한 인식의 틀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다.계  4:5의 내용을 본문에 대한 구약의 인용을 중심으로 살펴 보자.

 

5 καὶ ἐκ τοῦ θρόνου ἐκπορεύονται ἀστραπαὶ καὶ φωναὶ καὶ βρονταί,* καὶ ἑπτὰ λαμπάδες πυρὸς καιόμεναι ἐνώπιον τοῦ θρόνου⸆, ⸂ἅ εἰσιν⸃ °τὰ ἑπτὰ πνεύματα τοῦ θεοῦ,

보좌로부터 번개와 소리들과 천둥소리가 나왔다 그리고 보좌 앞에 불이 붙여진 일곱 개의 등불이 있는데 이는 하나님의 일곱 영이다.

 

 

* 번개와 소리들과 천둥소리

 

출 19:16에는 - 셋째 날 아침에 우레와 번개와 빽빽한 구름이 산 위에 있고 나팔 소리가 매우 크게 들리니 진중에 있는 모든 백성이 다 떨더라 -  하나님께서 엄청난 굉음과 함께 시내산에 강림하시는 장면이 나온다. 칠십인역에서 φωναὶ로 번역된 '소리들'은 히브리어 콜(קוֹל)이 종종 복수형 콜로트로 사용되어 뇌성을 의미한다. 이는 시내산의 신적 현현의 묘사로서 이후 여호와 하나님의 나타나심을 묘사하는 원형이 되었다. 이 '소리들'은 음성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기상 현상이나 지진 시에 들리는 엄청난 굉음으로 이해해야 한다. (아우내, WBC 요한계시록1, 786)

 

이러한 요한의 묘사로부터 1세기의 성도들은 자신의 백성들을 이집트의 파라오로부터 구출하시는 하나님의 현현을 떠올렸을 것이다. 출애굽기에서는 하늘의 보좌가 시내산에 내려오는 것이므로 우주의 중심인 보좌로부터 지구상의 시내산까지 연결된 통로를 구축할 때 엄청난 굉음이 났을 것이다. 사실 지구가 자전과 공전하는 것도 이와 같은 굉음을 발생할 것이나 그 소리는 진공 상태의 우주공간에서 발생하여 인간의 가청 범위를 벗어나므로 우리가 듣지 못할 뿐이다. 하지만 시내산은 지구의 대기 안에 있으므로 하늘 보좌의 강림은 인간이 들을 수 있는 굉음을 발할 것이다. 이 굉음은 시내 광야의 이스라엘 사람들을 떨게 만들었듯이 지금 요한도, 그리고 이 글을 읽는 - 특히 예배 중에 이 구절을 낭독하는 것을 듣는 - 1세기의 성도들도 그러한 경외감을 느끼며 떨었을 것이다. 힙므리서 기자도 히브리서 10:31에서 '살아 계신 하나님의 손에 빠져 들어가는 것이 무서울진저' 라고 말하면서 이러한 경외감을 우리에게 전달한다.

 

빌(G. K. Beale)은 그의 NIGTC주석에서 불이 등장하는 하나님의 현현 장면은 에스겔서 1:13의 - 또 생물들의 모양은 타는 숯불과 횃불 모양 같은데 그 불이 그 생물 사이에서 오르락내리락 하며 그 불은 광채가 있고 그 가운데에서는 번개가 나며 - 영향을 받은 것으로 설명한다. 그러면서도 출 19:16과의 연관성도 인정한다. [The actual wording of v 5a is influenced by the description of fiery theophanies in Ezek. 1:13 (cf. LXX), although the similar scene in Exod. 19:16 is evident to a secondary extent.]

*Beale, G. K. (1999). The book of Revelation: a commentary on the Greek text (p. 326). Grand Rapids, MI; Carlisle, Cumbria: W.B. Eerdmans; Paternoster Press.

그 외에도 Swete는 우레(천둥치는 폭풍우)는 히브리 시에서 하나님의 권능과 영광의 친숙한 상징이라고 한다. [The thunderstorm is in Hebrew poetry a familiar symbol of the Divine power and glory: cf. e.g. 1 Sam. 2:10, Ps. 18:9 ff., Job 37:4 f.]

Swete, H. B. (Ed.). (1906). The apocalypse of St. John (2d. ed., p. 68). New York: The Macmillan Company.

이와 같은 하나님의 현현은 그 옛날 이집트의 파라오의 압제에서 자신의 백성들을 구출하신 그 하나님이 여전히 고통과 압제 가운데서 고난받는 성도들을 동일하게 구원하실 것이라는 강한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 하나님의 보좌야 말로 성도들에게 주는 가장 강력하고 확실한 안전 보장이다.

 

* 하나님의 일곱 영

 

성경에서는 우레와 굉음뿐 아니라 불과 눈이 멀 정도로 환한 빛 역시 하나님의 현현을 나타낸다. 여기서도 보좌 앞에 켜진 일곱 등불(등잔, ἑπτὰ λαμπάδες, 영어로는 seven lamps)가 소개되며 이어서 이것들은 하나님의 일곱 영(ἑπτὰ πνεύματα τοῦ θεοῦ)이라는 설명이 나온다. 등불(타는 횃불)과 하나님의 영을 연결하여 설명하는 것은 스가랴서의 개념을 가져온 것이다. 그리고 이 하나님의 영은 슥 4:6에서 설명하듯이 제한적이고 전능하지 못한 사람의 힘이나 능력과는 다른 전능한 하나님의 영을 가리킨다.  [The second half of v 5 is clearly patterned after Zech. 4:2–3, 10, a vision of seven lamps followed by their interpretation (so also Rev. 1:12, 20), which associates the lamps with the Spirit of Yahweh (Zech. 4:6).]

*Beale, pp. 326–327

 

이런 면에서 '하나님의 일곱 영'에서 '일곱'의 의미를 사 11:2의 "그(이새의 뿌리에서 나온 한 싹, 곧 그리스도)의 위에 여호와의 영 곧 지혜와 총명의 영이요 모략과 재능의 영이요 지식과 여호와를 경외하는 영이 강림하시리니" 영을 수식하는 일곱 가지를 의미한다고 보기도 한다. 이사야 11장의 본문들은 이후 계시록의 다른 구절들에서 심판의 구절들과 연결되어 그리스도의 심판이 자의가 아닌 하나님의 영으로 진행됨을 암시한다.  이러한 구절들은 계 3:7; 5:5, 6; 22:16 과 사 11:1, 10의 조합 등에서 볼 수 있으며, 계시록에 등장하는 그리스도의 심판은 이사야 11장의 본문과 밀접한 관계를 가진다.

 

하지만 성경의 다른 본문들을 근거로 그룹과 스랍과 같은 천사들의 위계(계급)으로 보는 견해도 있다.

 

또한 계 8:2의 "또 내가 보매 하나님 앞에 일곱 천사가 서 있어 일곱 나팔을 받았더라"는 구절과 사도 바울이 살전 4:16에서 말한 "주께서 호령과 천사장의 소리와 하나님의 나팔 소리로 친히 하늘로부터 강림하시리니 그리스도 안에서 죽은 자들이 먼저 일어나고"의 본문을 통해 천사장(archangel)으로 보기도 한다.
이 견해는 유대 묵시서인 에녹1서에 바탕을 둔 것으로 거기에는 일곱 천사장의 이름이 나온다.
[1 Enoch 20:1–7, which lists the archangels’ names as follows: Michael, Gabriel, Suru’el (or Uriel or Phanuel), Raphael, Raguel, Saraqa’el, and Remiel (in some manuscripts).]
그 중에 두 천사장의 이름인 가브리엘 (단 8:16, 9:21; 눅 1:19, 1:26)과 미카엘 (단 10:13, 10:21, 12:1; 유 9; 계 12:7)은 정경에도 등장한다.

 

 

이상의 내용에서 하나님의 일곱 영은 마지막 날에 있을 그리스도의 심판이라는 요한계시록의 주제와 연관해 볼 때 이새의 뿌리에서 나신 그리스도와 함께 하는 하나님의 완전하고 공의로우신 영을 의미한다. 특히 이사야 11:3-5의 본문을 참고할 때 이는 심판주이신 그리스도와 함께 하시는 하나님의 영임을 확신할 수 있다. 더구나 이어지는 사 11:6-8에서 이리와 어린 양, 표범과 어린 염소, 송아지와 어린 사자, 살진 짐승과 어린 아이, 암소와 곰, 사자와 소, 젖 먹는 아이와 독사의 구멍의 나열은 바로 그리스도의 심판 후에 완성될 새 하늘과 새 땅을 가리킨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렇다고 해서 이 일곱 등불(횃불)이 하나님의 심부름을 하는 일곱 천사장이라는 견해를 완전히 무시할 수는 없다. 왜냐하면 구약의 아브라함의 이야기나 야곱의 이야기에 등장하는 천사들이 곧 하나님이심을 알기 때문이다. 이는 하나님의 신(성령)을 천사로 변경하여 기록하는 것이 유대의 전승이기 때문이다. [에두아르트 로제, 박두환 역,  요한계시록, p. 80] 로제는 이러한 전승을 바룩의 묵시록 21:6의 내용을 들어 설명하고 있다.


"당신 앞에 서 있는 천사 무리를 깊은 통찰력으로 파악하시며, 더 나아가 영원 전부터 창조된 수많은 거룩한 존재와 당신의 보좌를 둘러 싸고 있는 불꽃같이 타오르는 존재를 책망하시는 당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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