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ible/5분 말씀

사역자에게 주는 주님의 시험의 시사점 1

by 구봉환 2025. 3. 31.

The Temptation of Christ, Sandro Botticelli, 1093

 

주님이 받으신 시험은 그의 제자들에게 많은 시사점을 준다. 특별히 사역을 담당하는 이들에게 주님의 시험이 본보기가 됨은 분명하다. 그 시사점을 두 가지 측면에서 생각해 보자. 하나는 인류의 차원에서, 그리고 또 하나는 사역자(제자)의 차원에서. 이 둘은 넓은 의미와 좁은 의미라고 할 수도 있고, 개념과 실상이라고도 할 수 있으며, 원칙과 적용이라고도 할 수 있다. 

 

먼저 첫 시험인 돌로 떡을 만들어 먹으라는 시험을 보자. 

 

인류의 차원에서 이것은 인간의 정체성과 삶의 목적에 관한 것이다. 사실 이 시험은 좀 어설프다. 마귀의 꼬임의 말이 비논리적이다. 마 4:3에서 마귀는 이렇게 말한다. " 네가 만일 하나님의 아들이어든 "  이라고 전제를 단다. 그보다는 오히려 " 배가 고프니까 돌을 떡으로 만들어 먹으면 어때?" 라고 하는 것이 훨씬 더 논리적이고 인간적이다. 40일을 굶은 사람에게 갑자기 "하나님의 아들" 운운하는 것은 앞뒤가 안 맞는다. 돌을 떡으로 만드는 행위가 어떻게 자신이 하나님의 아들임을 입증하는 방법이란 말인가? 마귀에게도 돌을 떡으로 만드는 재주가 있다고 우린 믿는다. 그렇다면 마귀 자신도 하나님의 아들이란 말인가? 

 

이를 간파하신 주님은 말씀하신다.

 

"사람이 사는 것은 오직 떡에만 의존하지 않는다. 인간은 살기 위해 먹어야 하지만 그렇다고 먹기 위해서 사는 것은 아니다. 지금 네가 보고 있지 않느냐? 내가 40일을 안 먹었는데도 안 죽었지? 그것 봐라. 사람은 떡을 먹지 못한다 하더라고 하나님의 말씀에 맞게 살아야 하는 존재다."

 

"먹지 못하게 됐다고 해서 하나님의 말씀을 저버리는 것은 사람의 삶의 바른 자세가 아니다. 오히려 하나님의 말씀에 사로잡히면, 그래서 그 말씀을 지키고 이루고자 한다면, 하나님께서 그의 목숨을 책임지시고 유지해 주신다는 것을 왜 모르느냐?" 

 

이는 인간의 정체성과 삶의 목적을 드러내는 말씀이다. 그것이 인간 삶의 원칙이다. 이 원칙을 실생활에 적용하는 것은 바로 자원하는 마음과 태도이다. 자원하는 마음이 있어야만 이런 목적의 삶을 살아낼 수 있다. 주님은 성령에 이끌리어 광야로 가셨다. 거기서 시험을 마주했다. 이는 성령에 순종하는 모습이지만 그러나 그 순종의 이면에는 스스로 선택한 자원하는 마음의 태도가 있다. 이 자세가 바로 사역자들이 가져야 할 자세다. 아무 것도 없는 거친 광야에서 40일을 기도한다면, 그 기간동안 먹을 것과는 단절될 것이 뻔하다. 그 사실을 알면서도 성령의 인도를 따랐다는 것은 바로 자원하는 마음이 뒷받침된 순종에서다.

 

많은 사역자들이 목회의 길을 선택한다. 지금부터 남은 생을 목회의 길에 바친다면  노년에는 모아 놓은 재산도 없고 아무런 노후의 생활 보장도 없음을 잘 안다. 하지만 그 길을 선택한다. 40일을 기도하면서 굶을 것을 잘 아셨던 주님처럼 그들도 잘 안다. 고난과 어려움이 예상되지만 그러나 피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인간의 삶의 목적이 잘 먹고 잘 사는 것에만 있지 않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오히려 고난과 어려움 가운데서 도우신다는 하나님의 말씀에 의지하여 그 삶을 살기로 한다. 그들이 목회자가 된 목적은 그들의 삶의 목적이 떡이 아니라 하나님의 말씀이라는 것을 드러내기 위함이다. 이로써 사람들은 그들이 하나님의 자녀, 즉 아들임을 알게 될 것이다.  그렇기에 마귀의 말과는 반대로 "만일 하나님의 아들이어든 돌을 떡으로 만들어 먹지 않아야" 하는 것이다. 하지만 요즘 얼마나 많은 하나님의 아들이라고 하는 사람들이 돌을 떡으로 만들어 먹으려고 애쓰는지 우리는 잘 안다.